이마가 상당히 넓은 짱구머리에 고양이 눈을 가진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그려진 책.
난 그래서 이 책이 아홉살 인생(by 위기철) 마냥 아동성장소설인줄 알았다.
요시모토 바나나가 성장소설을? 하며 주문해버린 책.
막상 첫 장을 넘기면서 처음 받은 인상은…
“우아~ 공포소설인가보다”
하드보일드 편의 배경은 사당을 거쳐 산길을 가로질러 도착한 작은 마을의 유령이 나오는 호텔. 주인공이 사당에서 본 빛깔이 다른 검정 돌로 인한 우연한 화재와 계속 연이어지는 자살한 여자귀신과의 만남..
그리고 뒤틀린 시간의 꿈속에서 만나는 치즈루의 환영.
머가 먼지 알 수 없게 뒤죽거리는 스토리의 전개속에서
몽환적인 음악을 듣는 듯 빠져드는 이야기.
“
많은 일이 있겠지. 하지만 자기를 질책하면 안돼.
하드보일드하게 사는거야. 어떤 일이 있어도, 보란듯이 뽐내면서
“
치즈루가 주인공에게 당부한 것처럼.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스스로를 다그치지 말고 하드보일드하게 살아야지.
두번째 하드럭 편은 결혼을 앞두고 뇌사상태에 빠진 언니를 저편의 시간으로 보내며 겪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내는 이야기.
이제 그 현실을 직시하고 담담하게 언니를 보내는 주인공에게 사카이라는 존재를 느끼게 하며 새로운 희망을 암시하는 결말로 끝이 난다.
죽음이란게..
살아 있는 사람들에겐 항상 급작스러운 것.
늘 곁에 있던 사람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나도 주인공들처럼 당황하고 죽은 사람의 환영이 보이고 맘이 아프고
그러다가도 무감각해지겠지..
맘이 여유로울때 다시금 읽고 싶은 책.
지금은 많이 느끼고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