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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사고.

사건의 개요는 이랬다.

지난 며칠동안 시퍼런 멍들을 한가득히 안고 이제 나 자전거 쫌 타~ 하는 정도가 되자..
호수공원으로 원거리(?)라이딩을 시도한거다.
그제는 호수공원도 광장을 중심으로만 살짝 돌다가 왔더랬다.
어제는 호수공원의 자전거 길을 따라 한바퀴를 크게 돌았다.
어두운 호숫가의 자전거 길.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코 앞에 와서야 인지할 정도로 컴컴했지만 시원한 바람이 참 좋았더랬다.

한바퀴를 다 돌고 사법연수원을 지나 다시 장항IC 연결되는 길 아래의 다리 즈음.
조깅중인 사람들을 피해 저 앞에 보이는 빈 곳으로 얼른 달려야지 했던게 문제였다.
나는 있는 힘껏 전속력으로 달려 그만 어두운 곳에 날 바라보며 시익 웃고 있는 둔턱을 크게 들이 받은 것이다.
순간 내 몸은 살짜쿵 붕~ 날아 바닥에 철푸덕 넘어졌고
저 옆에서 ‘순전히 아름다운 외관 만을 기준으로 선택한’ 내 자전거는
푸슈슈슉~ 소리를 내며 앞바퀴의 바람을 다 토해내고 있었다.
얼른 추스리고 저 자전거를 다시 세워놔야 하는데.. 하면서도 넘어지는 순간 가슴이 턱 막힌 나는
자리에 주저 앉아 멍하니 쳐다보기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조깅하며 지나가던 아저씨가 자전거를 세워주며 괜찮냐고 물었을때에야 겨우 숨을 몰아쉬며 “괜찮습니다” 할 뿐..

가뿐 숨을 몰아쉬며 자전거를 추스리고 보니 타이어가 휠에서 거의 이탈할 지경.
타고 오면 10분 거리의 집을 탈탈탈탈 끌고 집에 오자니 30분이 넘게 소요되었다.
집에 와서 나의 상황을 체크해 보니
입고 있던 가디건은 팔꿈치에 주먹만한 구멍이 크게 나 버려야만 했고..
그 구멍이 난 자리 아래로 내 팔꿈치는 대형 밴드 두개로도 커버가 안될만큼 큰 찰과상을 입어 피가 고여 있고..
무릎팍에도, 가슴팍에도 자그마한 생채기가 생겨 있다.
턱에는 시퍼런 멍이 들어 뭔가가 뭉쳐있어
자칫하다 내가 싫어라 하는 라틴계 배우들마냥 세로로 갈라진 턱이 될 지경이고
지난 번 퇴근 길 자전거와 부딪혀 접질렀던 오른쪽 발목은 또 한차례 시큰거리고 있다.

샤워를 하고 상처에 약을 바르고 책상에 앉아 있으려니..
그저 허허허허~ 웃음만 나올 뿐이다.
생각해 보면 이건 자만심과 게으름이 함께 빚어낸 예견된 일이려니…..
자전거 배송 받을 때 동봉된 사은품으로 자전거 등이 있었으나 어제 한번 달리며 필요성을 느꼈음에도
귀차니즘에 자전거에 달지 않고 어두운 밤길을 달렸으니,
그 둔턱은 이것봐라, 이래도 안 달을래? 하듯이 나타났고..
훗, 조깅하는 사람들 정도는 얼마든지 추월해 줄 수 있다고~ 하는 자만심에
이제 겨우 자전거 타게 된 지 1주일만의 실력으로 쌩~ 하며 달렸으니
그 근거없는 자신감 좀 버려줄래? 하듯이 쳐박혔으니 말이다.
이렇게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자전거에 등 달고, 후회하고 앉아 있으니..
나란 사람은 참.. 언제나 자만심과 게으름이 문제다.

그런데…
팔꿈치가 따꼼따꼼 쓰라려 마우스질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에서..
내가 젤 먼저 한 생각은..
“에잇!, 타이어 수리할때까지 당분간 자전거 못타잖아..” 라니..
정말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르는 철딱서니다. 훗!

달려라 자전거

늦바람이 무섭다 했던가.
30해가 넘도록 자전거 하면 왠지 모를 두려움에 시작도 못하고 있던 내가
며칠 동안 고민해서 자전거를 한대 지르더니..
밤마다 집 근처 공원에서 자전거 구르기를 시도해서 드디어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장애물이 생기면 피해가기 보다는 브레이크를 먼저 밟고
속도 조절도 잘 못해 내 앞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이면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대는
아직은 그런 초보실력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 부상으로
사람들이 말하길 목욕탕에 가면 남편한테 매 맞고 사는 여자라는 소리를 들을 꺼라 할 정도로 심한
퍼렁 멍자욱들을 양 다리에 한 가득히 받고 말았지만…

난 이제 자전거를 탈 줄 안다고!!!!!

밤마다 달리는 집 근처 공원의 시원한 밤바람이 그립다.
얼른 비가 그쳐서 다시 자전거 타러 갔으면 좋겠다.

자전거..

자전거를 살 예정이다.

부끄럽게도.. 아직 자전거 탈 줄을 모른다.
이 나이 되도록 자전거 탈 줄도 모른다고 하면 사람들이 무척 놀라는 표정으로 “진짜?” 하고 묻는다.
그래서 내 2008년도 목표 중의 하나를 자전거 타기로 잡았었다.
일산에 살고 있으니까,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 자전거 타고 호수공원에 놀러가서 주말 여유를 즐기다 올 생각으로 잡은 목표였는데..
올 해가 벌써 절반이 훌쩍 지나버린 지금 아직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올해도 그냥 가겠구나 싶어서.. 일단 자전거를 먼저 사기로 했다.
이번주에 주문해서 토욜에 1차 시도 해봐야지.

진짜로 자전거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라
그냥 보기에 예뻐보이는.. 순전히 외관의 아름다움만을 기준으로 고른 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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