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는.. 이제 세살 반 정도 된 페르시안 친칠라 수컷 고양이. 까망이는.. 이제 한살 반 정도 된 페르시안 믹스의 수컷 고양이.
까망이 + 삼식이 하악질이 심하면 어쩌나, 둘이 발톱을 세우고 서로 발길질을 해대면 어쩌나… 초반의 고민과 심장이 두방망이 칠 정도의 첫 대면에서의 긴장감..
둘째를 들였을 때는 이미 자신의 환경에 익숙한 첫째에게 스트레스가 많아지게 되니 첫째에게 기존보다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고, 둘째가 절대로 너의 익숙한 환경을 뺏어가는 개체가 아님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괴수고양이나 검색 등을 통해 본 둘째 들이는 팁. 그래서 삼식이가 온 첫날. 삼식이가 소파 아래에서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고 있는 동안.. 평소보다 더 까망이를 안아주고 이뻐라 해줬지만.. 아무래도 익숙치 않은 새로운 개체의 출현으로 까망이도 스트레스. 새로운 개체의 출현에 더한 새로운 환경으로 삼식이도 스트레스. 두 냥이들의 긴장 속에 나도 같이 스트레스…
매일 밤마다 서로의 영역 다툼에 복층과 아래층을 오가며 우다다 하는 소리에 거의 두시간 꼴로 잠을 깨어 두 녀석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곤 하며 1주일을 보냈을 무렵 둘은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고 잘 지내는 듯 했는데.. 언니 결혼식으로 3일정도 집을 비우고 본가에 다녀왔더니.. 둘은 다시 삼식이가 처음 왔을때와 비슷한 견제 상황이 되어 있었다.
하루는 까망이를 더 먼저 안아주고, 또 하루는 삼식이를 더 먼저 안아주고.. 두 아이들 사이에서 나름의 공평한 애정과 관심을 나눠주며.. 그렇게 두 아이들에게 서로의 존재를 인지시키며 1주일의 시간을 더 보내고 나니
삼식이는 까망이에게 그루밍을 해주고.. 까망이는 삼식이 꼬리 잡기 놀이하며 장난을 건다. 예전엔 내가 던져주어도 관심없어 하던 공놀이를 두 녀석이 서로 드리블하며 축구놀이에 정신 없고.. 까망이는 삼식이에게 조금씩 조금씩 자기 자리를 내어주어..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두 아이들이 나란히 내 이불 위에서 잠든 모습이 눈에 띄고, 소파에 누워 TV를 보며 보내는 한가로운 휴일 오후 시간에도 까망이는 내 배 위에서 삼식이는 내 품에서 나와 같이 오수를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