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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없는 것들

어제의 일이었다.
아이들의 식수가 떨어져 편의점에 물을 사러 나가는 김에
입도 심심하고 해서 귤이나 사다 먹을까 하고 집 근처 과일가게에 가는 길이었다.
오피스텔 건물을 나오자마자 왠 학생이 나를 붙든다.

“저기요.”
“네?”
“저, 죄송한데 저 담배 한 갑만 사주세요.”

너무 어의없고 황당해 그 학생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몇살이신데요?”
“고2요”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인데 저더러 담배를 사달라고요?”
“. . .”

너무 어의없고 황당했다.
“다른 거면 모르겠는데 담배는 차마 사드릴 수가 없네요” 라고 말하고 한참을 쏘아봐 주고는 과일가게로 향했다.

귤 한봉지를 사 들고 다시 돌아오는 길,
여전히 오피스텔 앞에서 친구 녀석 하나와 같이 담배 앵벌이를 하고 있는 그 학생을 보았지만,
어이 없는 눈초리 한번 쏴 주고는 편의점에 들러 물을 사들고 올라왔다.

평상시에도 길을 가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다거나 하는 핑계로 차비를 빌리거나
너무 배가 고프다며 밥값 좀 빌려달라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곤 하는데,
뻔히 속는 것일 수도 있지만 속는 셈 치고 차비며 밥값을 그냥 주어버리는 경우가 자주 있곤 한다.

밥값, 차비…
그정도까지가 내 알량한 자비심의 한계다.
새파랗게 어린 학생이 그것도 고2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까지 하는 어린 학생이 (사실 겉보기 등급은 기껏해야 중학교 2~3학년 정도 되어 보였다.) 담배좀 사주세요 하는 데에는 그것까지는 차마 응해줄 수가 없다.
아무리 뭔가 필요하고 수중에 돈이 없더라도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예의는 있어야 하는 거다.

점점 세상에 예의없는 것들이 넘쳐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