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토요일…

강남역 교보문고.
집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토요일을 즐기러 교보문고에 간다.

지하 1층의 디자이너스 이미지를 두 어 바퀴 돌아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를 고른다.
계산을 하고 예쁜 하늘색 포장 박스에 담아 에스컬레이터를 오른다.
1층의 서적 코너를 돌아 두 권의 책을 고른다.

집에 돌아오는 길…
2층의 넓다란 창이 마음에 드는 커피빈에 들러 카페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평소 즐기는 트로피컬 패숀 라떼보다 오늘은 아메리카노가 더 끌린다.

창가의 제일 끝 구석자리가 비어 있다.
푹신한 소파가 꽤나 맘에 드는 자리.
통 유리 아래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창 밖의 풍경은 꽤나 치열한데, 주말의 나는 이렇게도 한가하다…

토요일 오후 7시의 치열한 강남대로..
토요일 오후 7시의 치열한 강남대로..


아메리카노라 하기엔 너무나도 진한 커피를 마시며 오늘 골라온 책을 꺼내 든다.

평상 시에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던 개그맨 이병진님의 “찰나의 외면“…
좋은 사진을 남기지는 못하지만 멋진 view를 보면 늘 머리가 아닌 사진으로 남겨두길 즐기는 내게
찰나의 무서운 외면은 다시는 사진 찍지 말을까보다 싶도록 늘 좌절하게 만든다.
찰나의 외면이라 명명된 사진들 속에서 나는 너무나도 부러운 이병진님의 찰나들을 접해버렸다.
특히 책 속에서 가느다란 실눈을 뜨며 웃고 있는 “날아라 슛돌이”의 성우와 태훈이의 사진은…
아무말도 못하고 십 여분 동안을 그 사진만 바라보며 배시시 웃게 만들어 버렸다.

이 표정에 나도 웃고 울어 버렸다.
이 표정에 나도 웃고 울어 버렸다.

두 번째로 집어 든 “한국의 기획자들” (기획이노베이터그룹 지음)
사실 인덱스도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앞에 한 두장 슬쩍 읽다가 무작정 계산하고 나와버린 책.
토네이도 출판사에서 발간한 서적으로 같은 출판사에서 낸 “한국의 젊은 부자들” 이라는 책을 떠올리게 했다. 주제는 많이 달랐지만 유사한 출판 기획물이라고나 할까… 뭐 암튼 두 권 다 나쁘지 않았으니 출판사 믿고 책 사도 나쁘지는 않다.

하고 있는 업무 특성 상 “기획” 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흥분해 버리고 마니… 책의 내용에서도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들. 때 마침 mp3 플레이어에서 나오는 RHCP 의 음악을 들으며 혼자 고개를 까딱까닥… 한 두 챕터만 읽고는 들어가야지 했던 것을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서야 책을 덮었다.

좋은 기획은 밑그림 역할에만 충실해야 한다
좋은 기획은 밑그림 역할에만 충실해야 한다

한 대 얻어 맞은 듯 뭔가 느끼게 해준 부분… 
기획자는 멋진 수채화나 유화를 그리기 위한 밑그림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야기. 영광을 가지려고 하기보다 희생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기획이다.

이제껏 내 모습이 갑자기 한없이 부끄러워져 버렸다고나 할까…
영광 받기만을 바랬던, 희생을 아까워 하던 부끄러운 내 모습이 떠올라 어쩔 줄 몰랐다.
제대로 된 기획자가 되려면 아직 좀 더 깨져야 하려나 보다.

열 시가 다 되어서야 길게 차지했던 내 자리를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푹신한 소파의 그 자리를 노리던 옆 테이블의 커플이 내가 짐을 챙기기 무섭게 마시던 커피잔을 들고 테이블로 돌진해 와 살짝 미안한 생각도…

주 중의 바쁘고 힘겨운 일상은 이런 여유로운 주말을 약속하기 때문에 견딜만 한가 보다.
오늘의 저녁시간… 간만에 무척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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