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채사장에게 화가 나 있었다.

2016년과 2017년,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팟캐스트, 지대넓얕은 내 생활의 bgm이었고, 가벼웁게 흘려 들을 수 없어 집중해야 했기에 팟캐스트 구독과 독서를 병행할 수 없어 책 읽는 법을 잊어버리게 했던 그가 돌연 팟캐스트 시즌 종료를 선언해 버렸기 때문이다.

마지막 방송을 곱씹어 들으며 전날 밤 많이 울었다는 독실님의 진심어린 소회를 들으며, 방송의 종료가 그저 채사장의 결정이었다는 것에 확신을 갖고 채사장에게 알 수 없는 화가 나 있었다.
몇 차례의 인터뷰 기사와 강연 후기들이 가끔씩 흘려 읽혀질 때마다 곧 티벳에 갈거라던 그의 계획을 알게 되었고, 한참의 시간이 흘러도 그는 티벳에 가기는 커녕, 여전한 강연과 새 책 저술에 여념이 없었다.

이 책의 초반은 그래서 내겐 변명으로 읽혔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길 수록 알 수 없는 간지러움이 심장 아랫쪽에서 느껴졌다.

나는 아직 채 보름도 지나지 않은 삼식이와 이별하던 그날 그밤의 순간들이 여전히 생생하고, 각종 어플리케이션들이 몇 년전 오늘의 추억이라고 일깨워주는 그 모든 시간들 속에 삼식이가 단 한번도 빠짐없이 등장해서 매일 그 작은 아이를 떠올리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그만 울어도 괜찮을거라고 담담하게 말해주는 느낌이다.
삶도, 죽음도, 모든 관계에서도 너무 힘주어 살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듯 하다.

2018년의 첫 날 이 책을 읽어 다행이다.
삼식이 때문에 흘리는 눈물은 오늘까지만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때때로 그 아이를 추억하겠지만 그 아이가 내 일상이었고 기쁨이었던 순간만 기억하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