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emotion*BLUE

* 2003.12.31 PM 6:00
* 센트럴시티 밀레니엄 홀

오랫만에 올려보는 공연을 머릿글로 한 글이다.
공연이 확정됨을 알고난 후 거의 두 달간 회사 일에 바쁘고 사수자리 행사들로 바쁘고 정신 없이 보낸 날들의 연속.
그래도.. 12월의 마지막 날, 2003년의 마지막 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하루를, 한달을, 한 해를 마감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이번 emotion*BLUE 콘서트를 맞이했다.

약간의 태클을 뒤로하고 일찍이 도착한 공연장엔 연달아 있는 마야의 콘서트 리허설로 분주하고.. 나름대로 사수자리의 이벤트 준비와 현수막 걸이에 정신이 없는 채로 공연 전까지의 시간을 보냈다.
중간중간 들리는 JK의 리허설 목소리가 상당히 불안스러웠고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너무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해 데뷔 후 첫 공연으로 이틀 연속 가졌던 마산 1,2회, 부산1회 공연 후 부산2회공연 중의 JK의 목소리보다도 더욱 목상태가 안좋았다.

“정상을 향한 독주 2″의 랩퍼 주석의 오프닝 무대로 공연이 시작되고.. 백댄서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그의 댄스 넘버 “Love 2Night”을 열창하였다. 계속해서 “편지”, “Blue Christmas”, “옛사랑”, “6,8,12”, “그녈위해”, “Change the World”, 등의 곡들이 이어졌고 중간에 “편지”와 함께 무대에 오른 탁재훈의 무대는 관객들이 포복절도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 이후의 무대부터 시작된 operator 쪽을 향한 JK의 이상한 손짓은 아니나 다를까 리허설때의 나의 걱정이 여지없이 맞았음을 의미하고 있었다.
JK의 목소리는 많이 힘들어 하고 있었으며 곡은 상당히 빠르게 전개되었다. 한번도 JK가 노래를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마디마디 이어지는 그의 목소리는 지켜보기에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공연 내내 그가 마신 생수의 양만 해도 3병이 넘을 정도였다.

“돌아와 제발”을 끝으로 그의 1부 무대가 마무리되고, 게스트로 김범수가 무대에 올랐다. 그의 게스트 출연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바였으나 좌중을 휘어잡는 그의 무대는 내 예상을 이미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밀레니엄 홀이 떠나가라 외쳐대는 관객들의 환호성을 배경으로 울려퍼지는 그의 “하루”는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질 수 밖에…
간단한 인사 후 이어지는 “보고싶다” 역시 도무지 JK의 공연인지 김범수의 공연인지 헷갈릴 정도의 많은 호응을 받았으며 나 역시 김범수의 게스트 출연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역시 가수는 라이브를 들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나보다.

뒤이어 이어진 JK의 2부 무대.
사수자리가 준비한 어설픈 카드섹션 사이로 JK가 관객석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내며 “부디”를 연주했다.

이번 겨울 들어서 가장 추웠다고 하는 어느 저녁……
퇴근 길에 버스를 기다리며 듣고 있는 JK의 음악에 눈물이 흐를 뻔 했었다. 평상시에도 가장 좋아했던 곡이지만 유독 그날 들었던 “부디”는 잊혀지지 않을 큰 감동이었다. 곡에 빠져 멍하니 버스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도심의 풍경을 바라보다 정훈씨한테 이번 콘서트에서 “부디”를 꼭 듣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었다. 정훈씨는 이번 공연에서 큐시트가 거의 정해진 상황이라.. “부디”를 연주하기는 좀 어려울 거 같다고 답했었드랬고…그렇구나.. 체념하고 있었는데.. 2부의 첫 곡으로.. 관객들 사이에서 부르며 나오는 JK나름대로의 이벤트와 함께 울려퍼지는 “부디”…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그렇게 커다란 선물을 받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다른 사람들은 느끼지 못했을..나 혼자만이 느끼는 커다란 행복과 감사함이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Proco Halum의 곡을 리메이크한 “A Winter Shade of Pale”…. JK의 목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까맣게 잊을 정도로 너무 좋았던 곡.
이어서 2003년 서울엔터테인먼트의 최대 히트곡 “쿨하게”를 JK가 부르며 시작된 마야와의 듀엣 시간. 이번 콘서트를 JK와 마야를 함께 관객에게 내보이기 위한 시간으로 기획사가 준비했던 것이었던 만큼 마야와의 듀엣은 예상했던 무대.
처음엔 소울과 락의 만남이 과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지만.. 이번 콘서트에서의 하모니는 꽤 괜찮았던 편.
“쿨하게”,”When I Fall In Love”의 두 곡으로 두 사람의 듀엣 무대는 끝이나고 다시 JK 혼자만의 무대.
“여우야”로 시작된 JK 콘서트의 하이라이트 댄스곡 퍼레이드는 “Sex Bomb”, “봄,여름,가을,겨울”, “붉은 노을” 등으로 이어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들썩이게 만들었다. 아마도 JK의 공연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예상하지 못했을 무대. 이미 수차례 JK의 공연을 봐 왔던 입장에서는 뭔가 약간 아쉬운 댄스곡 퍼레이드.

다시 좌중이 정리되고 난 후에 무대 양 옆 스크린에는 보랏빛 뮤직비디오가 나타나고 JK의 소울넘버 “괜찮아”를 끝으로 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앵콜을 외치고… 앵콜 무대가 남아 있음을 알면서도 공연장 밖으로 나섰다. 상태가 점점 안좋아지는 JK목소리를 더 듣고 싶지 않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노래에 최선을 다하는 JK의 모습이 못내 안타까워서 앵콜까지는 더 못 보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공연장 로비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데 JK의 최대 히트곡 “미련한 사랑”이 앵콜곡으로 흐르고 있었다.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이전의 공연에 비해 볼 거리는 다양해지고 많이 늘었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인상 깊지는 않았던 공연.
직접적인 공연 외적인 문제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공연 당일,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는 사수자리 동생들에게 대하는 공연 기획사에서의 어의없는 행동에서도 마이너스 요인이 컸으며.. 음향에서의 퍼펙트한 하울링.. 심해주었으며… 그러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마야와 의리마야를 JK와 사수자리에 비교하게 되는 내 자신도 한심스럽고 싫었으며..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도 JK김동욱의 목상태가 안좋았다는 것. 너무 심하게 안 좋았다는 것… 그 때문일 것이다.

다음엔 좀 더 기분좋게 즐길수 있는 그런 공연이 되기를…

One thought on “[공연] emotion*BLUE”

  1. 언니 글,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몰랐던 부분도 많고… …
    공연전에도, 공연중에도, 공연후에도,
    수없이 느꼈던 내 생각들..
    정리 안되고, 안되서 피곤하고, 슬퍼지고,

    그래서 사수자리에 글도 안올렸다죠..
    후기 안올려 보기는 처음인듯..

    언니 글 읽으니,
    후련하다고 해야 하나?
    정리되는 느낌… 아주 확실하게…

    언니!! 전주 공연 우리 기대해 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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