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초콜릿, 정말 착한 거니?

아침에 출근준비를 하면서 착한 초콜릿에 대한 기사를 접했다.

우리가 달콤하게 즐기고 있는 초콜렛의 주 원료는 카카오.
그 카카오의 전 세계 생산량 70%가 서아프리카에서
무려 28만 여 명의 어린 아이들이 맨손에 칼을 들고 카카오 열매를 따기 위해
살충제와 화학비료 속에서 하루종일 노예처럼 일을 하지만,
우리가 1,000원 주고 산 초콜렛에서 정작 이들에게 돌아가는 비용은 고작 20원에 불과하다.
자유무역 구조에서는 이런 불공평한 가격구조가 생길 수 밖에 없기에
원료를 구매할 때 공정무역을 통해 카카오 생산자에게 제 값을 주고 만든 초콜렛이 이른바 착한 초콜릿이라는 거다.

공정무역 초콜릿이 되기 위해서는 18세 이하 아동은 위험한 도구와 살충제를 사용해서는 안되고,
15세 이하의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온 후에만 농장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농약과 비료의 사용도 최소화하여 친환경적으로 재배하므로 건강에도 좋단다.
공정무역 초콜릿 거래량이 1%만 늘어나도 1억 2천 8백만의 빈곤층이 절대빈곤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고 하니
공정무역의 취지 자체에는 동감하고 동감하고 일백번을 동감하겠다.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원료 자체를 공정무역을 통해 샀으니까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더 비싼 가격으로 팔고 있다는 거다.

‘아이들의 노동력 착취에 대한 보상은 해주겠다.
그러나 그 비용은 고스란히 초콜릿을 즐기는 당신들이 떠 맡아라.’
초콜릿 생산자들은 이걸 말하고 싶은 것인가?
착취된 노동력에 대한 보상을 왜 소비자들만 안고 가야 하는 것인가.
정작에 착취는 초콜릿 생산자들이 해 놓고 말이다.
초콜릿 생산자들이 조금 양보해 주면 안되는가?

그리고 며칠 전에 읽었던 기사 하나가 머리를 스쳐갔다.
‘밸런타인데이 = 초콜릿 특수’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케이크나 꽃, 와인, 옷, 패션용품 등이 초콜릿을 대신 해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기사였다.
초콜릿은 직접 만들어 선물하는 DIY 재료형이나 다크 초콜렛 정도가 고작이고
특수에 비해 매출 판매량이 그저 그렇다는 내용이었다.

기사 원문 :
헤럴드 경제 –  밸런타인데이 ‘녹아버린’ 초콜릿

그렇다면, 이 착한 초콜릿이라는 것도
‘밸런타인데이 = 초콜릿’이라는 생각을 만들어 냈던 초콜렛 메이커들이 생각해 낸
또 하나의 상술이면 어쩌나 싶은거다.
이제 밸런타인이라는 감성에서 초콜릿 향이 희미해져 가니
나눔이라는 정서에 또 한번 기대보면 어떨까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그 정서에 대한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넘기면서 말이다.

착한 초콜릿, 너 정말 착한거니?

2 Comments

  1.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기사에서 본적있었는데…
    공정무역….

    • 제가 속이 좁은 걸지도, 또는 너무 부정적인 걸지도 모르겠어요.
      그치만 발렌타인데이가 지나고 나니
      또 공정무역이니 착한 초콜릿이니 하는 얘기가 쏙~ 들어갔어요.
      이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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